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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20.06.17] "한국, 어영부영하다 烹당할수도… 한미동맹 중심에 두고 원칙세워야"

  • 김흥규
  •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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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충돌시대 한국 외교전략은

16일 '니어와치포럼'에 참석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으로부터 동시에 "우리 편에 서라"는 압박을 받는 상황과 관련, "한·미 동맹에 중심을 두고 사안별로 원칙 있는 대응을 하라"고 주문했다. "어영부영하다가는 미·중 양쪽으로부터 팽(烹)당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균형 외교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애매모호한 태도만 유지해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을 당할 수 있다"며 "한·미 전략 동맹을 중심에 두고 행동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중국 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동맹을 우선하면서 시장을 고려하는 '1.5 전략(미국 1 + 중국 0.5)'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한국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중은 지금 각자의 규범과 질서를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며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도 좋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우리의 가치와 원칙이 무엇인지 미리 얘기해야 국익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해법도 현실적으로 기능하기 어렵다"며 "누가 주도하는가와 무관하게 우리의 외교 준칙이 다자(多者), 개방, 국제협력, 연대 같은 가치에 기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혼돈의 시기에 미국과의 동맹은 단단하게 가져가면서 중국과도 연대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을 찾아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결미화중(結美和中)'을 제시했다.

"사안별 분리 대응을 통해 미·중 양측으로부터 받는 압박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는 "상황·이슈에 따라서 국익을 최대화하는 탈(脫)이념·국익우선주의 외교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너무 성급한 선택을 하는 것보다는 전략적인 시점(timing)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