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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0.05.28] 악화되는 미중 갈등…대북 정책 추진에도 차질 우려

  • 김흥규
  •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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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 공방을 시작으로 갈등이 노골화 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격돌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우려가 28일 제기된다. 

특히 정부가 올해 초부터 독자적 남북협력 추진 구상을 밝히는 등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 고삐를 죄는 상황에서 미중 갈등이 번지고 있어 정부의 출구 전략도 상당히 엉킬 것이란 관측이다. 

양국의 패권경쟁은 최근들어 환율 전쟁으로까지 번지고, 대북제재 완화를 두고서도 이견을 보이는 등 전방위에 걸쳐 충돌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중 전쟁이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진단이 제기되면서 추후 점점 더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록 한반도의 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만약 미중 갈등이 폭발할 경우 북한은 전통적 우호국인 중국으로 밀착해 미국을 압박하는 구도로 나설 개연성이 높다. 북한의 입장에선 장기 정체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북미 갈등이 상당부분 장기화된다는 부정적 반대 급부를 형성하게 된다. 교착 상황에 놓인 비핵화 협상도 점점 더 늪에 빠질 수 있고 이에 연동된 남북관계 진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선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살 길'을 찾기 위해선 한반도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 보건·방역 협력 등 대북 정책으로 한반도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이 엄혹한 미중의 패권 전쟁 속, 카르텔 속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같이 손을 붙잡고 전쟁터로 들어가는 것이다. 각개전투한다고 살 수 있겠나"라며 "남북이 가장 큰 톱니바퀴가 돼 먼저 돌아가면 나머지가 따라 돌아갈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남북간 협력을 강조했다. 

반면 복잡한 세계 정세로 인해 북한이 남측이 내민 손을 잡기 보단 전략적 모호성을 길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철 경상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신뢰의 메시지를 보내지 못했으니 연말까지 (남북이 각각) 민간 영역을 이용해 안정적인 관리를 하는 방법도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북 개별 관광, 코로나19 관련 대북 지원 등인 감안된 분석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양국의 틈바구니 속에 끼어있는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감안하면 '남북 밀착'은 당분간 어려워질 개연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남북 간 평화체제를 이끌어 가기 위해선 정부의 입장에서는 한미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북중 밀착 행보가 짙어지는 상황이 더해지면 우리 정부의 셈법이 먹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복잡 다단한 상황 속에서 숨을 고르며 대북 전략을 비롯해 외교안보 전략을 재정비 할 필요성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좀 더 멀리 보고 신중하게 돌아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너무 매달리면 매달릴 수록 늪에 빠지게 되어 있다"며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을 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고 스스로의 생존전략을 초구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