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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8.01.09] “올림픽 참가 이슈와 비핵화 염두에” 4월 한미훈련 재개 후 북 돌변 대비를

  • 김흥규
  • 201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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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대화 전문가 제언 
 

북한 전문가들은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이 2년여 만에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 실무·군사·고위급 회담 등 향후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 점에 대해 높게 평가하면서도 향후 회담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비핵화와 관련해 북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를 내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년 만에 열렸고 남북 간 입장 차이가 큼에도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3가지 사항을 합의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개최하기로 한 군사당국 회담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차기 고위급 회담을 단순히 개최한다고 모호하게 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남북 개선 과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예고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양 교수는 "우리 측의 비핵화 문제 제기에 대해 북측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은, 핵 문제가 남북 간 문제가 아니라 북미 간 문제임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엿보인다"며 "비핵화 문제를 남북 간 대화 의제뿐만 아니라 북미 간 의제로 촉진시키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므로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주도자론을 폭넓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회담은 평창을 넘어 군사 측면에서 한발 나아간 성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서는 바로 답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며 향후 실무회담 등을 통해 논의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어 김 교수는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측이 우리 측과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대회가 열리는 오는 3월 중순까지는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4월 이후 비핵화를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대북 제재 탈피를 요구할 북한의 공세적인 전략에 넘어가지 말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 충분히 소통해 낮은 수준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라는 조언이다. 

양 교수는 "북측이 처음부터 공개 회담을 제안한 것은 앞으로 남북 협상을 공세적으로 이끌겠다는 것으로, 5·24 조치와 대북 독자 제재에 대해 얘기하며 향후 남북 관계 개선과 관련한 협의에서 진통이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법과 톤으로 얘기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때까지 고위 특사단·응원단 파견 등 이벤트를 계속 만들고 남측의 여론을 크게 휘저은 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는 4월부터는 돌변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북한은 대북 제재를 깨는 선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대북 제재 관련 인사가 남한에 오고 우리 측이 북한에 체류 비용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대북 제재가 무력화되면서 이를 탈출구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은 "우리의 선택지가 좁지만 그 선택이 미국과 일본의 의심을 키우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앞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이외에 남북 관계 개선 문제로 의제가 확대된다면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정부가 비핵화 문제를 제외하고 동맹·국제 공조를 깨면서까지 북한을 도와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동맹 공조와 국제 공조가 깨지고 남남 갈등에 빠지는 삼면초가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우리 정부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필요성이 있다는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리한 요구가 있더라도 대화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북한이 우리가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을 제의한다면 `쉬운 것부터 먼저 하고 나중에 어려운 것을 하자`는 자세로 낮은 수준부터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북한과 대화하면서도 미국 그리고 국제 사회와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은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고 서로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화 모멘텀을 이어서 끊임없이 상대방 의도를 알아야 다음 행동을 취할 수 있고 탐색전 대화를 계속해 가면서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와 같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