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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 2017.12.18] 갈루치 “틸러슨 ‘전제조건 없는 대북 대화’ 발언 더 신뢰”

  • 김흥규
  • 2019-04-25
  • 748
 
 

18일 오전9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제세미나 “'미국의 한반도 전략’ - 븍핵문제와 한미FTA”에 참석한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특별 대사는 기조연설에서  "제재를 가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중단된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며, "북한은 어떻게든 우회해서라도 무기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북핵 대화론자로 꼽히는 갈루치 전 대사는 "북한이 자멸하는 것이 아니라면 좋은 군사적 선택은 없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했다.

 

이 날 갈루치 전 대사는 "대화를 통해 북핵을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1994년 1차 북핵 위기가 최고조로 달했을 때, 북한 강석주 전 협상대표와 함께 북미기본합의를 도출해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94년에도 북한은 100개의 핵무기를 개발할 역량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2001년 부시 대통령 때 북핵은 정확히 0개였다"고 했다. 제네바 합의가 주는 핵 억지력이 2001년까지는 유효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덧붙여 그는 "북한이 결국 제네바 합의를 어겼음에도 협약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기만할지라도 전쟁이 아닌 대화를 해서 상황이 더 나아질 거라면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갈루치 "틸러슨 발언 신뢰", 美 대북정책 혼선은 메시지 전달에서 온 혼돈

 

지난 13일 틸러슨 장관이 "우리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말했으나, 백악관은 이튿날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이 먼저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혀 입장차를 드러낸바 있다.

 

이와 관련 갈루치 전 대사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조건 없는 대화' 발언에 대해 백악관이 부인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엇박자와 관련해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역할을 분담하듯, 백악관이 문제를 만들면 국무부가 좀 더 좋은 얘기를 해서 혼동시키기 위한 의도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보다 메시지를 정제해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훈련이 잘되지 않아서 한쪽에서 이 얘기를 하고 다른 쪽에서 저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경우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며, "나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더 많은 신뢰를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는 서로의 입장에 대해 명확히 일관된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고, 입장은 변하고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옵션 보다는…北 협상테이블 나오게 하려면 다른 노력 필요"

 

갈루치 전 대사는 “대북 정책에 있어 과거 군사·외교적 옵션, 제재와 봉쇄 등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대화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대북 제재는 강력한 방안이라 할 수 있지만, 북한이 국제 제재로 핵무기를 포기하거나 체제 붕괴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며, “북한은 어떻게든 우회해서라도 핵 무기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기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훌륭한 군사옵션이란 없다”며, “군사옵션엔 언제나 상당한 위험과 비용이 따른다”며, “북한이 한국을 인질로 삼는 상황이 수십 년 지속되고 있는데, 그 말은 외교적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조발제에 이어 제1세션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발제에 나선 Jae H. KU(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소장)박사, 김연호 선임연구원(한미연구소), 김흥규 아주대 교수의 토론이 이어졌다.

 

김연호 USKI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에서 "우리가 잘 알듯이 틸러슨 장관이 곧 그만둘 것"으로 전망되며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그의 대화정책이 제제와 압박 그리고 군사적 옵션을 억누르고 채택될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김흥규 교수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륙이 맞부딛치는 형국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국면은 대체제가 없는 선택상황에서 대단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전제하며 국방계획에 따른 자강능력 고취, 전작권 회수, 한미중일 공조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북미수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채널구축과 여론조성해야 
 
질의 응답 시간에 기자는 갈루치 전 대사와 토론 패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

“전쟁이냐 대화냐 선택지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은다면 군사적 옵션을 배제해야 한다. 극단적 보수세력을 제외한 진보 개혁세력은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한 북미수교를 할 것을 주장한다. 둘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왜 하지 않는지 미국 측에 묻고 싶다. 트럼프 행정부에 북미수교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걸 건의하거나 여론 조성을 할 수는 없는가? 질문했다.

 

송호창 전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토론회에서 송 전 의원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갈루치 전 대사는 기자의 질문에 노코멘트 했다.

 

그만큼 미국 워싱톤 정가와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북미수교, 평화협정 체결보다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옵션에 입각한 재래식 무기소진과 레짐 체인지를 원한지도 모르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하여 김흥규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워싱턴 정가와 백악관에 북미수교와 평화협정을 위한 채널구축과 인적자원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그 전 정부에서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원장 현정택)등이 한미연구소(USKI)와 같은 민간기구를 통하여 측면지원과 여론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과 국민의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의 공동 주관, 한국무역협회, 국회입법조사처,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주최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