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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 2016.10.31.] 한국 사드에 체면구긴 시진핑…中경제보복 조짐에 관련주 '추락’

  • 김흥규
  •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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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의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여온 시진핑 정부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경제 보복에 돌입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유커(관광객)를 통제한다는 지침이 나오면서 악화된 투심 때문에 주가도 하락세에 놓였다. 유커 덕에 성장의 날개를 단 관광업계, 면세·유통업계, 화장품업계가 입게 될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기침체와 최순실 사태로 인한 정국 혼란 등 국내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진 현재 '사드 영향권'에 들어서게 되면서 증시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 외교 전문가는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국을 친선국가로 생각했던 중국의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이 됐다"면서 "사드 논의는 좁은 의미의 '국방'에 그칠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국방안보와 경제 의미로 재편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커 수혜주이자 중국 시장 진출 기업으로 꼽혔던 유통, 관광, 화장품, 방송컨텐츠 및 연예기획사 관련 종목들이 지난7월8일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8월 20만6000원의 고점을 찍고 곧장 하락한 신세계는 31일 오전 10시30분 현재 18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99만원까지 올랐던 LG생활건강은 이 시각 83만2000원선이며 6만9400원까지 올랐던 호텔신라는 5만7200원으로 하락했다. 2만7000원에 거래됐던 GKL은 2만2000원에 머무르고 있다.

▲ 주요 유커 수혜주 주가 추이ⓒ


한류 붐을 이끌던 방송컨텐츠업종도 나란히 하락세다. 4280원이었던 제이콘텐트리는 3805원으로 떨어졌으며, 3만1300원이었던 에스엠은 =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7920원이었던 쇼박스는 현재 6000원대를 횡보 중이다. 3만8600원이었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현재 2만9450원, 8만7900원이었던 로엔은 6만8500원으로, CJ CGV는 9만2200원에서 6만8200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사드 영향권에서 화장품업종도 속수무책으로 주저앉았다. 최근 9만8800원까지 올랐던 한국콜마는 현재 8만2800원으로, 16만4500원까지 상승했던 코스맥스는 현재 11만9000원이다. 잇츠스킨도 7만4000원에서 4만6550원으로 하락한 가운데 40만원대였던 아모레퍼시픽도 35만8500원으로 꺾였다.

이처럼 중국 유커 수혜주와 중국 진출 기업의 주가가 다함께 하락세를 면치 못한 데에는 중국 정부의 한국행 유커를 제한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는 소식에서 비롯됐다.

메르스 여파에서 겨우 벗어나 탄력을 회복한 관광 및 면세, 유통업계는 유커 제한이 현실화되면 면세점과 숙박업계부터 화장품 같은 제조업체까지 냉각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한국의 여행 규제 발표 이후 화장품 면세점 판매 둔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전반적인 업종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조치에 대한 확대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질적으로 특정 국가로의 여행을 제한한 것은 아니라고 파악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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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들은 사드 이슈가 한국 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정부와 우리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고 제언했다.

김흥규 아주대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사드 논의가 좁은 의미의 국방 이슈로 끝날 것이 아니라 경제를 포함한 포괄적 주변정세 및 안보 논의로 재편돼야 한다"면서 "특히 경제계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복안을 단지 거시경제 측면이 아닌, 안보와 국가 환경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바탕으로 한 공공외교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 기업들의 중국 정세 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 산업을 키우려고 하는 중국 시장의 구조변화에 우리 수출기업들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가 당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중국 신산업 성장을 활용하기 위한 한중 산업간의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영향권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하면 글로벌 분업구조에서 한국과 중국은 중간재 공급자 지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