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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2011.01.10] 환구시보 ‘한국 때리기’ 의도는?

  • 김흥규
  • 2015-10-22
  • 1102

상업성 농후 … 반한정서 편승 한국 언론 '중국 때리기'에 맞불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전례없는 거친 표현의 보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환구시보의 보도에 대해 정부는 "상업성이 농후한 신문이어서 큰 의미가 없고 일일이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이다. 중국 외교부도 한국에 이런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외교소식통은 "환구시보는 사실상 손익결산을 자체로 하는 신문이라 시장의 취미에 맞게 보도하는 부분이 많다"며 "환구시보에 대해서 중국내에서도 비판이 많다"고 소개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환구시보가 중국 내에서 중요한 매체도 아니라는데, 아니면 아닌 대로 대접해야 한다"며 한국내 과잉반응을 경계했다. 환구시보의 한국 때리기에 편승해 현 정부의 대중외교 문제를 크게 부각시키려는 일부 시도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중국에서 그만큼 비중이 크지 않은 매체라면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시각은 철저히 중국 수뇌부의 시각을 대변한다는 분석이다. 중국 지도부가 직접 말하기 곤란하지만 속마음을 표시해 외국에 압력을 넣고 싶을 때 인민일보보다 부담이 적은 환구시보를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중국에 언론자유가 사실상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국 정부의 시각에서 일탈한 보도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최근 한국 언론들의 '차이나 배싱(china bashing 중국 때리기)'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신여대 김흥규 교수는 "환구시보의 보도는 최근 들끓고 있는 중국 수뇌부의 한국에 대한 심정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외교부는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총 편집장을 초청해 외교부 당국자, 정보기관 중국담당자, 학자, 탈북자, 시장에서 장사하는 일반 국민 등 다양한 취재를 주선한 바 있다. 그후 한국에 대한 비교적 객관적인 보도가 이어지면서 외교부는 이를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한중간에 민감한 사안을 두고 맞서면 입장이 돌변해 거친 표현을 동원해 한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환구시보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는 차원이 다른 상업성이 농후한 신문이라는 점이 본질이고, 중국 정부가 이를 절절히 활용한다는 점이 부차적이다.

중국의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많은 지방신문들은 환구시보보다 더 심한 소리를 하는 것이 많다"며 "정부가 그것을 모두 좌우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환구시보의 강경 논조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의 2억9000만명 네티즌을 움직여 전체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