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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09.02.23] 첫 해외순방 마친 클린턴 국무… 韓-中-美의 시각

  • 김흥규
  • 2015-10-20
  • 957

아시아 순방 세 번째 국가로 한국을 찾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0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중국으로 떠나며 환한 미소로 인사하고 있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아시아를 찾은 클린턴 장관은 순방지마다 거침없는 행보로 인기몰이를 하며 ‘화려한 외출’을 마쳤다. 19, 20일 한국 방문은 양국 간 정책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남=AP 연합뉴스

발로 뛰고 귀는 열고… ‘클린턴식 외교’ 성공적 첫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과 중국, 일본 3국과 인도네시아 등 4개국 순방을 마치고 22일 귀국길에 올랐다. 국무장관으로서 첫 해외순방이었다. 클린턴 장관은 순방 기간에 대중 속으로 뛰어들어 그들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로 달라진 미국의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한국, 일본 정부와는 동맹의 강화를, 중국과는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약속함으로써 태평양시대 미국 외교의 입지를 다졌다.》

한국 손 들어주다 

北 ‘벼랑끝 전술’ 차단 

정책공조 강화 계기 

21시간 남짓의 짧은 체류였지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관계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회였다는 게 한국 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22일 “이번 클린턴 장관의 방한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양국 간 정책 조율과 공조를 강화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잇단 대남 위협 공세와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으로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구사하는 데 대한 클린턴 장관의 경고는 이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비난하는 한 미국과 다른 형태의 관계를 얻을 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데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에서 한국의 손을 확실히 들어준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를 북한 특사로 발표함으로써 북한에 6자회담에 복귀해 대화를 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껄끄러운 문제들은 일단 비켜가기도 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우리 정부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한국 쪽에 보조를 잘 맞춘 언급”이라며 “북한이 벼랑 끝 전술로 북-미 양자대화를 이끌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외교안보팀은 이번 클린턴 장관의 아시아 순방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이 얼마나 긴밀한 한미 공조를 유지하고 동맹관계를 발전시키느냐는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김흥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22일 보고서에서 “한국 외교는 미국과 중국, 일본의 협력구도 속에서 ‘소외’될 위험성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전문가인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 일본을 중시하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내정자 등 미국 외교안보 정책결정 라인이 미중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한국 정부도 한미일, 한중일 등 다양한 네트워크 외교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