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박서원/영어영문학과
안녕하세요. 2024년도 1학기 교생실습에 참여하게 된 영어영문학과 20학번 박서원입니다. 저는 모교인 서울 소재에 위치한 한가람고등학교에서 4월 1일부터 26일까지 총 19일 동안 교생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사립학교를 졸업하셨다면 해당 모교에 실습을 나가실 것을 추천합니다. 사립학교 특성상 본인이 학생 때 뵀던 선생님이 대부분 그대로 계실 확률이 높습니다. 저의 경우, 몇 년간 봐왔던 선생님들이 계시는 곳에서 교생실습을 한다는 점이 안정감을 주었기 때문에 원만한 학교생활을 하셨다면 안 가실 이유가 더더욱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생실습 OT 및 반배정> 교생실습 OT 날짜는 모교에서 따로 공지를 해주셨습니다. 첫인상이 중요한 만큼, 웬만하면 OT 때는 정장 차림으로 가시고, 추후 해당 학교 규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입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OT에서는 전반적인 일정 및 공지 사항을 전달받았으며, 배정받은 학급반과 교과수업반 담당 선생님과 세부 일정을 논의하였고, 다른 교생 선생님 9분과 인사하였습니다. 영어과에는 저를 포함하여 총 2명의 교생선생님이 계셨고, 그분과 함께 학급반 1학년 1반을 맡게 되었습니다. 교과수업은 2학년을 맡게 되었고, 수업 진행과 관련된 내용은 이주차와 삼주차에 걸쳐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4주에 걸친 교생실습> 첫 주는 적응기입니다. 수업 참관을 가장 많이 하였으며, 1/2학년 영어과 선생님의 수업은 모두 참관하였습니다. 제 모교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사립학교였기 때문에 7년 전에 뵀던 선생님께서 그대로 계셨습니다. 따라서 학급반 1학년 1반 학생을 파악할 겸, 1학년 1반 시간표를 보고 제가 좋아했던 타 교과 선생님의 수업 역시 참관하여 2주간 12회 이상의 수업을 보았습니다. 하루에 1~2과목만 참관해도 충분했고, 학생처럼 무작정 앉아 수업을 듣기보단 메타적으로 전반적인 숲을 보려고 했습니다. 일주차가 끝날 무렵에는 학급반 학생의 이름을 다 외웠습니다. 이 주차에는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꾸준히 수업 참관을 들어갔으며, 종례를 도맡아 하기 시작했고, 방과 후에 진행된 반 대항 스포츠클럽 시합을 응원하였습니다. 위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학급반 친구들과 자연스레 형성된 라포를 기반으로 저희 반 학생 30명 중 21명과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주차부터 수업 준비도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경우, 2학년 4개 학급에서 자유 주제로 수업을 진행할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시험 범위 외 수업을 진행하였던 이유는, 제가 들어가지 못하는 2개 반에 대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또 교과 선생님께서 가르쳤던 것과 다르게 가르치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회에 Teacher centered (교사 중심) 수업 말고 TBL(Task Based Learning)을 적용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수수께끼를 풀기’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실제 일어날 법한 상황을 다룬 TED 강의를 활용하여 listening, reading, 그리고 writing을 복합적으로 사용해볼 수 있도록 수업 구성을 짰습니다. (75분 수업이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허나 그룹 활동을 기반으로 한 수업을 계획하다 보니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다소 애매한 학년의 학생이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정해야 하는지, 그리고 학생들이 이해하려면 지시 사항을 어떻게 쉽고 명확하게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애를 먹었습니다. 이에 준비한 수업지도안과 PPT를 토대로 교과 담당 선생님 두 분과 동료 교생 선생님에게 피드백을 받았고, 빈 교실에서 예행연습 또한 3번 정도 해보았습니다. 삼 주차는 실전기입니다. 2학년 대상으로 이틀 동안 각각 2번, 즉 4번의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다른 교과 (수학, 체육, 국어, 통합사회) 교생선생님의 수업도 참관하였습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반마다 영어 실력, 분위기, 활발하거나 대답 잘하는 학생 유무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생각한 대로 수업이 일관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첫째 날 받은 피드백을 토대로 이튿날 수업을 개선해 나가면서 4번의 수업을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마지막 주는 교생 대표인 다른 교생 선생님의 연구수업과 평가회가 진행되었습니다. 곧바로 중간고사였기 때문에 시험감독으로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부차적으로, 학생에게 간식과 편지를 나누어주었습니다. 교생 선생님 9명에서 인당 3~4만원을 들여 네이버 스토어에서 다양한 간식으로 구성된, 개별 포장하여 파는 간식을 대량 구매하였고, 포토 카드에 편지를 써서 나누어주었습니다. 교생이 끝난 뒤, 5월에 열린 체육대회에도 교생 선생님 9분께서 전원 참여하여 학급반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교생 선생님 배 계주도 진행하여 나이 든 어른들의 뒤처진 체력을 마음껏 뽐내고 왔습니다. <교생실습 후기> 저에게 교생실습은 대학 생활의 마지막 관문이자, 막연한 숙제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제 근심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고, 막상 두려워할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모교 특성상 예전에 다 뵀던 선생님이셔서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4주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걱정이 많이 하는 후배에게 교생실습을 하나의 ‘기회’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교생실습은 4년 동안 배운 내용을 응용해볼 수 있는 ‘기회’, 학생을 가까이서 접해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장래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입니다. 사실 사 주 내내 좋은 일만 있을 거라고만 하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래서야 안 되겠지만, 학생에게 상처받을 일도,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일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허나 나의 눈으로는 보지 못하는, 학생도 학생 나름의 사정이 있을 거라는 걸 염두에 두시고, 보다 넓은 성인의 마음으로 학생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좋은 추억도 쌓을 일이 많다는 것을 유념하셨으면 합니다. 떠날 때쯤이면 꾸준히 인사해 주던, 친절을 보여주던,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 주던, 또 붙임성 있게 대해준 학생들을 기억에 남기기도 바쁠 거라 믿습니다. 제가 학생을 향해 보여주었던 따뜻하고 진정성 있었던 마음이 전달되었길 바라며 후배분들 역시 무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