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유정현/불어불문학과
안녕하세요, 저는 불어불문학과 17학번 유정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금년 4월 24일부터 5월 19일까지 총 4주간 수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실습을 진행하였습니다. 실습 학교는 제가 모교졸업생도 아니고, 교생 후보자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지라 제가 전년도 3월에 연구부 담당 선생님께 직접 통화를 걸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담당 선생님께서 9월에 전화를 주셔서 실습이 확정되었습니다. 조서와 자기소개서를 다산학부를 통해 실습학교로 늦지 않게 제출해야 하니 관련 서류는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좋겠습니다. 학교 실습 초반은 학교 중간고사 기간과 겹쳐있었는데, 따라서 첫째 주에는 다양한 부서의 부장 선생님들께서 주재해주신 연수를 듣는 일정이 주가 되었습니다. 연구부 선생님들의 수업을 중심으로 참관을 할 기회도 있었습니다만, 전공과목의 경우 이미 수업이 자습으로 전환된 관계로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둘째 주에는 중간고사 기간으로 연구수업을 준비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셋째 주와 넷째 주 일정은 수업 참관과 연구 수업 시연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2학년의 프랑스어과에서 교과 수업을 맡게 되었는데, 담임 학급으로는 1학년 영어과 아이들을 담당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 제게 분에 넘치는 신뢰를 베풀어주신 덕분에 실습 기간 동안 아이들을 거의 매일 조종례 시간에 만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늘 전달사항을 공지할 시간 이상의 여유가 주어졌던 것은 아니지만, 조례시간에 학생들에게 유익할 이야기를 문학을 통해 전달하기 위해 시나 소설, 극본을 뒤지는 데 골몰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혹시 지루해할까 걱정했지만 예상 외로 많은 학생들이 경청해주고 힘을 얻는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다만 전공이 달라 담임 학급의 수업을 직접 지도하지 못한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는 것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닐까 후회도 됩니다. 진로나 학교생활에 관한 학생 상담은 학급에서 원하는 학생들만 신청을 받아 진행하였습니다. 주로 점심시간에 학생 한 명 당 최대 20분간 상담하였는데, 아이들이 짐작하던 것보다 훨씬 생각도 깊고,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계획과 고민도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놀랐습니다. 상담을 진행해가며 상담에 임하는 교사의 역할은 물론 학생이 생각의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것에도 있지만, 학생이 스스로 지각하지 못하지만 이미 찾은 해답을 자신 있게 말해보도록 독려하고 경청하는 것에도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수업은 2학년 프랑스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법 수업 한 차시와 독해 및 작문 수업 한 차시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두 차시의 수업 모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 이유는 먼저 수업 시간을 알맞게 배분하는 데 실패한 까닭이고, 더불어 학생들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차시에는 문법 원서 교재를 바탕으로 무난하게 내용을 지도했다고 회고하지만 초반의 듣기 지문에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한 것이 문제였다고 반성하였습니다. 2차시에는 학생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을 문학 텍스트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제시한 것이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방해한 요인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여러 후회와 아쉬움이 남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간의 교생 실습은 제게 흔치 않은 배움의 기회이자 크고 작은 기쁨의 원천이었습니다. 수업 설계에 있어 존경할 만한 열정과 창조력을 갖추신 선생님들, 선량하고 다재다능한 동료 교생 선생님들, 무엇보다도 부족한 교생 선생에게도 무한한 애정을 퍼부어줄 만큼 기특한 아량과 조건 없는 선의를 가진 아이들 곁에서 실습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과분한 행운이었습니다. 후배 여러분들도 실습 학교 섭외부터 실습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맞닥뜨릴지도 모를 난관들 지혜롭게 극복하시고, 즐겁고 유익한 교생 생활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