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이수진/인문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인문학부 이수진
4월 29일 아침,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서 영덕중학교 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첫날부터 지각은 안돼!’라고 되새기며 부랴부랴 2층 교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교무실에 들어서니, 낯선 모습들이 가득한 내 또래의 선생님 세 분께서 앉아계셨다. 어색한 눈인사만 나눈 채, 나는 자리에 조용히 자리에 앉아 담당선생님을 기다렸다.
담당 선생님이신 정미선 선생님께서 2학년 11반이 내가 한달 동안 맡게 된 학급이라 알려주셨다.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서 담임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학급 안으로 들어갔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앞으로의 한달 동안의 생활이 슬슬 기대되기 시작했다.
교생 첫 주 동안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조회와 종례, 그리고 급식식사를 아이들과 함께하며 학급친구들의 이름을 차근차근 외워가기 시작했다. ‘요즘 아이들’이라는 대문짝만한 헤드라인 아래에 항상 요즘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들을 지적하는 기사들을 많이 읽어왔던 터라, 사실 아이들에 대한 경계심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한테 함부로 대한다던데...... ’라는 생각으로, 지레 겁먹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일주일 동안은 아이들과 교류할 시간이 많지 않아, 이런 경계심만 가득 안은 채 지나갔다.
드디어 아이들의 중간고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선생님들의 수업 참관을 시작했다. 영어수업은 기존 시험 성적을 토대로 상, 중, 하 반으로 나뉘어졌다. 물론, 성적에 따라 아이들의 수업태도는 확연히 달랐다. 상반의 아이들은 하반의 친구들보다 수업에 관심에 대한 관심이 넘쳤고, 질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반면, 하반의 친구들은 수업에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 수업을 끌고 가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성적에 따라 학생들의 태도가 확연하게 다름을 보니, 수준별 학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다. 바로 다음 주에 있을 연구수업에 ‘상반, 중반, 하반’ 중 어떤 반을 데리고 해야 할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학교생활에 적응해가고, 2학년 11반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도 많아졌다. 조례와 종례, 급식시간과 청소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레 아이들을 알아갈 기회가 많이 생겼다. ‘요즘 아이들은 버릇없다’라는 편견과 경계심도 차츰 사라져갔다. ‘나의 세대와 지금 아이들의 세대와의 차이’는 있었지만, ‘어느 때나, 아이들은 아이들답다’라는 생각이 새로이 들었다. 영덕중학교 학생들은 여느 중학교 학생과 다르지 않았다.
셋째 주에 들어서면서 연구수업준비로 바빠졌다. 2학년 1반, 상반 학생들을 연구수업 반으로 지정하고 해당학급 친구들을 눈에 익히기 위해 수업을 진행해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5월 18일 금요일 3교시, 일주일 동안 고민하고 준비했던 공개연구수업을 하게 되었다. 2학년 1반 친구들의 도움으로 연구수업은 잘 마무리 했다.
지금은 2학년 친구들이 수학여행을 가고, 교생의 마지막 날을 학교에서 감상문을 적으며 마무리하고 있다. 글을 적으며 지난 4주간의 생활을 되돌아보니, 하루하루가 정신 없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항상 학생의 위치에서 ‘수업을 받는 사람’의 역할만 맡았던 터라, 선생님에 대해 진정으로 이해해보고 체험해 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이 밉다가도, 예전의 내 모습인 것만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 ‘경험은 다른 시각을 만든다.’라고 했다. 이번 교생실습체험은 학생의 시각에만 익숙하던 내가, 선생님의 자리와 역할을 겪어보고 공감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말로, 경험은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