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이성민/인문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인문학부 이성민
저는 2012년 4월, 수원 소재 매탄고등학교로 영어과 교육 실습을 다녀온 인문학부 이성민입니다. 교육 실습생, 흔히 불리는 교생은 모두 같은 경험을 하지 않습니다. 실습을 나가는 학교에 따라, 실습생의 인원수에 따라, 그리고 지도교사의 성격 등 학교 환경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주에 15시간 이상 수업을 들어갈 수도 있고, 4주 동안 1시간 수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공개수업을 하게 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도교사, 혹은 그 이외의 교사에게서 주어지는 업무 혹은 잡무에 시달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자신이 나가게 되는 학교의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면 모든 교생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경험들도 있습니다. 우선 교생은 교사보다 더욱 엄격한 언행의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교생이 행하는 모든 언행, 예를 들어 교생 사이에서의 언행, 학생들, 교사들에게 대하는 모든 언행 등은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 받습니다. 또한 많은 실습생들이 느끼는 바는, ‘교생은 연예인’ 이라는 점입니다. 학교라는 공간은 매우 역동적이지만 그 역동성이 학교 밖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마치 소용돌이 치고 있는 고인 물과 같습니다. 그러한 곳에 학교 밖의 인물, 게다라 현장에 있는 교사에 비해 젊은 교생들의 등장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합니다. 교생의 모든 행동, 말, 복장 등은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교생들이 학생들과 교사들에 대한 평가를 하듯이 학생들과 교사들도 교생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는 좋은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가령 해당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나 방과 후 교사의 수급이 필요한 경우, 교생에게 그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공개수업은 교생들 중 대표로 일부만 하는 학교도 있고, 제가 갔던 매탄고등학교와 같이 10명의 교생이 모두 공개수업을 실시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실제 수업 현장은 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공개수업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이 가장 일반적이며, 상황에 따라 학생들과 수업 연습을 할 수도 있고, 연습 없이 공개수업을 진행 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연습의 정도가 심해 공개 수업 자체가 교생과 학생들 간의 역할극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다보니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공개 수업 전에 공개 수업이 어떠한 내용으로 진행되며, 어떠한 활동을 할 것인지 우리말로 간략하게 설명한 후 공개 수업을 실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생들과 사전에 맞춘 대사를 하는 역할극이 아닌 살아있는 수업이 다소 긴장되기는 하지만 더욱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에 비해 학생들은 교생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합니다. 궁금한 것을 서슴지 않고 질문하고, 의미 없는 이야기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자 노력합니다. 우리도 겪었던 학창시절이지만 요즘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혹 무례한 행동하는 학생들이 있기도 하고, 교생을 이기려드는 학생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생 개별적으로 면담을 하면, 학생들은 오히려 더욱 속내를 잘 털어놓습니다. 학생들은 교사를 ‘적’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교생은 그들에게 ‘적’과 ‘동지’의 중간자적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면담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가가면 학생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