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약대 이봉진 학장팀, 내성 슈퍼 박테리아 퇴치 위한 新원리 규명
우리 학교 약학대학 이봉진 학장 연구팀이 내성 슈퍼 박테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해냈다.
이봉진 학장은 법정 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을 유발하는 레지오넬라균의 새로운 자살 매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레지오넬라 뉴포밀라의 HEPN–MNT 독소-항독소 시스템의 독특한 메커니즘에 대한 구조적 통찰(Structural insight into the distinct regulatory mechanism of the HEPN–MNT toxin–antitoxin system in Legionella pneumophila)’이라는 제목으로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1월호에 실렸다. 숙명여대 김도희 교수, 서울대 한병우 교수가 연구에 함께 참여했다.
레지오넬라균은 수인성(水因性) 질환을 유발하는 병원균이다. 수인성 질환은 병원성 미생물이 물을 통해 전파됨으로써 발생하는 질병이다. 레지오넬라균이 유발하는 레지오넬라증은 폐렴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새로운 항생제들은 항생제 내성균인 슈퍼 박테리아에 취약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슈퍼 박테리아를 인류 보건 건강의 ‘10대 위협’ 중 하나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전의 항생제 개발이 필요하다.
아주대 연구팀은 병원균에 내재한 독소 단백질의 제어를 방해해 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기작을 토대로 항생제의 새로운 기전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독소-항독소 단백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레지오넬라균 유래의 제7 독소-항독소 유형인 HEPN-MNT 단백질의 새로운 작용기전을 규명해냈다. 독소 단백질이 사량체 형성을 통해 스스로 자기 억제 기전을 가지며, 항독소 단백질이 어떠한 방법으로 독소 단백질을 제어하는 지를 밝혀낸 것. 레지오넬라균 유래의 독소 단백질 HEPN과 항독소 단백질 MNT를 고순도로 다량 정제, 고품질의 결정을 성장시킨 뒤 포항방사광가속기의 X-선을 활용해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밝혀낸 성과다.
이봉진 학장은 “새로운 작용기전은 내성 유발이라는 약점 없이 병원균의 자살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신규 항생제 개발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백질의 구조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의 포문을 연 셈”이라며 “생명과학 분야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인체 병원균의 생존 기작과 감염 후 기작 등에 대한 후속 연구 진행에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5개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실온 상태에서 약물이 결합된 단백질을 연구하고, 항생제 개발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기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HEPN-MNT 독소-항독소 시스템의 새로운 작용 기전의 모식도(자료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