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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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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당신은 어떻게 메모를 하시나요?

  • 홍보실
  • 2023-04-05
  • 2352

[조영호, 경영학과 명예교수]


대학교수를 하다 한 기업의 임원으로 간 S 씨가 있다. 그는 사장이 주재하는 임원 회의 때 별로 적지를 않는다. 대신 생각을 많이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S 씨를 아끼는 선배 임원이 조언을 했다. "다이어리를 가져왔으면, 열심히 적는 게 좋지 않을까? 사장이 말씀하시는데도 당신은 멀뚱히 쳐다 보고만 있으니 옆에서 보기 민망스러워, 정 싫으면 쓰는 척이라도 해." 그 조언을 듣고 다음 회의 때 다른 사람을 열심히 관찰했다. 아니나 다를까. 윗분이 이야기를 할 때는 죄다 열심히 쓰는 것이었다. 토씨 하나도 놓치지 않을 기세로 말이다.


가끔 TV에서 대총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 장면을 보게 된다. 그 회의 장면도 거의 비슷하다. 대통령은 이야기하고 국무위원들은 적는다. 오죽했으면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다윈의 적자생존(適者生存)이 아니라, '적어야 살아남는다'는 그 적자생존 말이다.


S 씨가 전혀 적지 않는 게 아니다. 그는 중요한 키워드를 메모하고, 낙서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네모와 원을 동원하고 화살표를 넣어 흐름도를 그린다. 다만, 남의 이야기를 무작정 받아쓰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는 남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보다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그래서 그가 하는 메모는 생각을 돕는 일이다. 그도 학창시절에 교수 강의나 세미나 발표자 이야기를 열심히 적어 보았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오히려 발표 내용의 핵심을 파악하기 힘들고 또 자신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기록하는 방법을 바꾼 것이다.


(하략)


http://www.ihsnews.com/46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