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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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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논단] 한국 건설의 메디치, 구엘을 꿈꾸며

  • 홍보실
  • 2022-10-20
  • 3342

[차희성, 건축학과 교수]


K-컬처가 전세계적으로 열풍이다. 우리의 영화, 드라마, 대중 음악, 클래식 음악이 각종 세계 무대를 넘나들며 각종 시상식에서 1위를 휩쓸고 있다. 대한민국이 선진 문화강국으로 우뚝선 모습이 너무 자랑스럽다. 한국 문화 예술인의 열정은 차치하고, 이들의 재능을 물심양면 지속적으로 후원해준 기업이나 단체의 노력을 결코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 개인의 열정과 기업의 지원이 어우러져 최고의 문화를 꽃피운 사례는 서구 건축의 역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세 이후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피렌체. 이 도시에 몰려든 많은 이들의 천재적 재능을 찬란한 문화 예술로 꽃피우게 한 배경은 다름 아닌 당시 부호였던 메디치 가문의 전폭적인 지원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문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은 브루넬레스키라는 천재 건축가에게 맡겨지기 전까지 무려 51년간 뚜껑없는 건물로 방치 되었다. 이 피렌체 대성당의 돔 직경은 축구 경기장 절반에 해당하는 45미터, 높이는 아파트 11층에 해당하는 33미터이다. 전세계를 통틀어 규모가 가장 큰 조적(벽돌을 쌓아 만든) 돔이다. 브루넬레스키는 중세시대 건축 공법인 공중부벽(flying buttress) 대신 이중 쉘(double shell) 공법을 채택하여 무려 400만장의 벽돌로 16년에 걸쳐 이 위대한 돔을 완성하게 된다. 당시 르네상스 피렌체 대부호인 메디치 가의 아낌없는 지원 없이는 탄생이 불가능한 건축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디치가는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유명한 예술가들의 광폭 지원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화려하게 여는 데 큰 공을 세운다.


세계적 건축가 가우디의 고향인 스페인 바르셀로나도 재력가의 금전적 후원을 통해 빛을 발하게 된 대표적 사례다. 바르셀로나 도시 전체가 건축 박물관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기까지는 스페인 사업가 구엘 백작의 지원이 큰 역할을 하였다. 가우디의 대표작인 사그리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1882년 건립이 시작된 이후 아직까지도 공사중인 대작으로 가우디 사후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한번쯤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게 만드는 건축적 아름다움은 탄복을 넘어서 경이로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바르셀로나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을 감상하고자 전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매년 몸살을 앓는다. 구엘이라는 대부호의 금전적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와 같은 명성을 얻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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