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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우는 아기 재우기

  • 커뮤니케이션팀
  • 2022-10-06
  • 3146

[김홍표, 약학대학 교수]


태어나서 나는 석 달 열흘을 꼬박 울었다 한다. 물론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다. 젖을 물려도, 기저귀가 젖지 않았는데도 자지러지게 울었다고 한다. 어머니, 아버지가 번갈아 업어 재우던 어느 날 울음을 뚝 그쳤는데 그게 마침 100일째였다는 것이다. 살아생전 어머니는 상가에 다녀온 일꾼이 괭이 가지러 금줄을 제치고 집 안에 들어온 탓에 부정을 탔노라고 굳게 믿었다. 젖먹이가 우는 일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5~19%에 달하는 영아는 그 울음이 좀 별나다. 3주에서 석 달에 걸쳐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3시간 넘게 울기 때문이다. 소아과 의사들은 이들이 영아 산통 혹은 배앓이(baby colic)를 한다고 진단한다.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오래 울면 허기진다. 가만히 있을 때보다 에너지를 스무 배나 더 쓴다. 그러면 어린아이는 왜 이런 힘든 행동을 할까? 일부 의사들은 아직 소화기관이 여물지 못해 배 안에 가스가 차서 배앓이를 한다며 젖의 소화를 돕는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젖을 먹이고 등을 쓸면서 트림을 하도록 하라는 조언도 빼먹지 않는다. 수유하는 산모가 먹는 음식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이런 증세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생물학자들은 동물의 세계에서 울음은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파악한다. 부모의 관심을 끌려고 새끼들이 울어댄다는 것이다. 침팬지 새끼도, 병아리도 끊임없이 울며 부모에게 자신의 생존을 맡긴다. 이렇듯 소리 언어로서의 울음은 곤경에 처한 자신의 정보를 부모에게 알리는 수단이 된다. 심지어 배앓이를 일종의 속임수로 간주하는 가설도 있다. 건강하고 배가 부른데도 우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하략)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10060300005